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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예(禮)란 무엇인가?    

예절이란 일정한 생활문화권에서 오랜 생활관습을 통해 하나의 공통된 생활방법으로 정립되어 관습적으로 행해지는 사회계약적인 샐활규범이다.

사람은 사회생활을 하는 바, 높은 산이나 깊은 물에 막혀 수월하게 무리를 지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며 사는 일정한 지역을 생활문화권이라 하고, 그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편리하고 바람직한 방법이라 여겨 모두 그렇게 행하는 생활방법이 예절이다.

때문에 예절은 언어문화권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민족과 나라에 따라 언어가 다르듯이 예절도 국가와 겨례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언어문화권이라도 산과 강을 경계로 해 사투리가 있듯이 예절도 지방에 따라 약간씩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나라에서 표준어를 정해 그것이 통용되기를 바라는 것과 같이 예절도 한 나라에서는 통일되어야 그 국민으로서 생활하기가 수월한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공통적으로 행해지는 가장 바람직한 생활방법을 익혀 어울려 사는데 지장이 없도록 통일된 바른 예절을 알아야 하겠다.

  1. 옷에 대한 금기와 습속

옷에 대한 금기와 습속

색(色)에는 문화권에 따라 상징적인 뜻이 부여되어 왔다. 이를테면 유럽에서 적(赤)은 정열(情熱), 녹(綠)은 성장(成長), 백(白)은 순결, 흑(黑)은 악(惡)을 상징하며, 남태평양의 많은 종족들에게 있어 백(白)은 삶•건강(健康)•남성(男性)을 상징하고 적(赤)은 죽음•병(病)•여성(女性)을 상징한다.

미국 인디언들은 동(東)은 적(赤)•성공(成功)•승리(勝利)를 상징하고, 서(西)는 흑(黑)•죽음(死), 남(南)은 백(白)•평화(平和)•행복(幸福), 북(北)은 청(靑)•패배(敗北)•재난(災難)을 상징했다.

카돌릭 사제들의 복색은 의식(儀式)에 다라 바뀌는데 부활절(復活節)과 크리스마스에는 백색 옷을 입고 일요일에는 녹색 옷을 입으며 강림절(降臨節)과 사순절(四旬節)에는 자색 옷을 입는다. 순교자(殉敎者)를 뜻할 때 적색 옷을, 진혼(鎭魂)을 할 때는 흑색 옷을 입는다.

동양에 있어 색깔의 상징적 의미는 청(靑)=동(東)=청룡(靑龍), 백(白)=성공(成功)= 승리(勝利)를 상징하고, 서(西)=흑(黑)= 백호(白虎), 적(赤)=남(南)= 주작(朱雀), 흑(黑)=북(北)=현무(玄武)요, 청과 적은 ‘양(陽)’으로 플라스적 가치를 부여하고, 백과 흑은 ‘음(陰)’으로 마이너스적 가치를 부여했다.

옛날부터 임금이나 높은 벼슬아치의 복색은 붉거나 푸르렀으며, 이 복색은 여느 시민이 입을 수 없게끔 금색(禁色)으로 해 왔으리만큼 귀한 색깔이었다.

이에 비해 서민의 복색은 백•흑이었다. 또 이 세상의 모든 불행(不幸)•재액(災厄)•병액(病厄) 등을 음귀(陰鬼)의 소치로 알아왔던 우리 선조들은 이 음귀나 죽음의 상징적 빛깔로서 흑색과 백색을 파악해 왔고, 이 음귀의 파워를 눌러버리는 상징적인 빛깔로는 청색과 적색을 생각해 왔던 것이다.

우리 옛 선조들은 병을 앓는다는 것은 곧 귀신의 소치로 알았기에 병이 들고 낫는 것을 귀신이 사람의 몸으로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으로 알았다.

또 환자의 옷을 태움으로써 병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한 밤중에 환자가 모르는 사이에 옷을 벗겨야만 이 효력이 생긴다. 그것은 환자를 모르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옷에 붙어 있는 병귀가 옷을 벗기는 것을 모르게 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우리는 여자 옷의 붉은 빛 끝동을 아름다움을 더하기 위한 방편으로 알아왔지만 실은 이 병귀를 막는 예방기능에서 발달된 것이며, 일곱 색의 때때옷도 이 병귀나 악귀예방의 기능에서 비롯된 것으로 민속학자들은 보고 있다.

병귀도 좋아하는 빛깔, 싫어하는 색깔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빛깔이 적색 계통이다. 귀신쫒는 민속에 붉은 빛이 가장 많이 동원된 것도 이때문이다.

이를테면 평생동안 붉은 주머니를 차고 다니면 병을 앓지 않는다든지, 금줄에 붉은 고추를 끼는 것이라든지, 동짓날 붉은 팥죽을 문 벽에 칠하는 것이라든지, 또 병이 나돌 때 황토(黃土)나 적토(赤土)를 퍼다가 문전에 깐다든지, 집을 지을 때 반드시 황토로 벽칠을 하는 것이라든지, 어린이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는 토속(土俗)적 매니큐어도 그것이 미용때문이 아니라 적색을 무서워하는 귀신을 쫒기 위한 호신술의 일종이었던 것이다.

또 하나의 합리성은 음양설에서 비롯된다. 적색은 남방(南方)의 색으로 양기(陽氣)가 무성하다. 귀신(鬼神)의 세계는 음(陰)의 세계다. 음을 이기는 것은 양(陽)이요, 이 음계(陰界)의 존재인 귀신들이 본질적으로 양을 두려워하므로 빨간색은 귀신을 쫒는다.

한국의 옷은 아름다움을 찾기 이전에 이같은 상징적 실용성(實用性)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