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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에서의 단(端)은 ‘처음’, ‘첫 번째’를 뜻하고 오(午)는 ‘다섯’을 뜻한다. 단오라는 하면 초닷새라는 뜻이 되기 때문에 5월 5일의 이 명절을 단오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날은 한 해 가운데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로 여겼는데 이를 홀수는 ‘양의 수’, 길수로 여겼던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날 아녀자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재액(災厄)을 물리친다고 하여 창포의 뿌리를 깎아 비녀를 만들어 끝에 연지를 발라 머리에 꽂기도 하였다. 고을에서는 중앙에 있는 관리에게 부채를 바쳐 여름의 시작을 알리고, 조정에서는 헌납 받은 부채를 하사하며 궁중의 내의원에서는 제호탕을 만들어 왕께 바치면 신하에게 하사하여 여름 더위를 막도록 해는 풍습이 있었다. 또한 이날이 연중 가장 양기(陽氣)가 많은 날이라 하여 지금은 없어졌지만 단오 차례라 하여 각 집에서는 이른 아침에 여러 가지 제물을 가묘에 괴고 제사를 지냈다.

단오는 음력으로 5월 5일이다. 우리 조상들은 홀수가 두 번 겹치는 날은 생기가 넘친다고 해서 길한 날이라고 생각했다. 단오도 ‘5’가 두번 겹치는 날이라 명절로 삼았던 것이다.

단오는 다른 말로 ‘술의 날’ 또는 ‘수릿날’이라고도 한다. ‘술’이나 ‘수리’는 우리 말로 수레를 가리키는 말이다. 농사를 짓던 농민들에게 수레는 무척 중요한 기구였다. 수리란 ‘높은날’, ‘신을 모시는 날’ 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단옷날 먹는 떡도 수리취를 넣어 둥글게 절편을 만들어 먹었다. 이 떡을 ‘술의 떡’ 또는 ‘수리떡’이라고 한다. 여름의 질병과 더위에 대처하기 위하여 쑥과 익모초를 뜯어 약으로 썼다. 아낙네들은 창포물로 머리를 감고 비녀를 삼아 꽂은 채 고운 한복을 바람에 날리며 그네를 뛰었다. 또 남자들은 씨름으로 자웅을 겨루며 하루를 즐겼고, 궁중에서는 임금이 직접 신하들에게 단오선(端午扇)이라는 부채를 나우어주면서 성큼 다가 선 여름에 대비하기도 했다.

단오에는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면서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 여자들의 놀이로는 뭐니뭐니 해도 그네뛰기가 최고 였다. 그네 뛰기는 그 동안 운동을 할 수 없었던 여자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놀이였다. 옛날에는 여자들이 거의 밖에 나가 돌아 다닐 수가 없었다. 그러나 단옷날만큼은 옷을 곱게 차려입고 친구들과 하루 종일 즐겁게 놀 수 있었다.

남자들만 하던 신나는 놀이도 있었는데 그건 바로 ‘씨름’이다. ‘씨름’은 남자 둘이 서로 맞붙어서 이기고 지는 것을 겨루는 경기이다. 그 중 먼저 넘어지는 사람이 지는 것이다.

씨름은 열대여섯 살의 아이들부터 시작했는데 이 씨름을 ‘아기 씨름’이라고 한다. 그 다음은 총각들이 하는 씨름이 있었는데 맨 나중에 하는 씨름이 가장 재미있었다. 왜냐하면 이 씨름에서 우승한 사람이 상으로 소를 타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씨름은 이름도 ‘소걸이’라고 했다.

소걸이 씨름판에는 그 마을에서 힘 좀 쓴다는 사람들이 모두 나와 힘을 겨루었다. 이 씨름에서 이긴 사람을 ‘장사’라고 했는데 장사가 나오면 마을 사람들도 함께 즐거워하며 축하를 해 주었다.

그런데 단오는 이렇게 즐거운 놀이를 하며 즐기던 신나는 명절이기도 하지만, 제사의 뜻을 사지고 있는 명절이기도 해요. 새로 시작한 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하는 날이었다.

또 이 때부터는 비가 자주 오는 계절로 접어들기 때문에 나쁜 병이 번지기 쉬워서 단옷날에는 그런 재앙을 물리치기 위한 여러가지 풍습이 생겨났다.

민간에서는 이 날 음식을 장만하여 창포가 무성한 못가나 물가에 가서 물맞이 놀이를 하며, 창포 이슬을 받아 화장수로도 사용하고 창포를 삶아 창포탕을 만들어 그 물로 머리를 감기도 했다. 그러면 머리카락이 소담하고 윤기가 있으며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단옷날에는 여자 남자 모두 창포를 삶아 그 물에 머리를 감았다. 이렇게 하면 나쁜 귀신과 질병을 쫓을 수 있다고 믿었다. 창포는 머리에 영양을 주는 데에도 큰 효과가 있었다. 그속에 비듬이나 머릿속에 난 피부병을 없애는 좋은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창포에서는 무척 달콤한 향기가 났기 때문에 머리 손질을 하기에 더욱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니까 창포는 옛 사람들의 샴푸와 린스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몸에 이롭다 하여 창포를 삶은 물을 먹기도 하였다. 또한 단오장(端午粧)이라 하여 창포뿌리를 잘라 비녀 삼아 머리에 꽂기도 하였으며, 양쪽에 붉게 연지를 바르거나 비녀에 수(壽), 복(福)자를 써서 복을 빌기도 하였다.

단옷날의 재미있는 풍습으로 부채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다. 단오는 음력 5월이니 무더위가 시작되는 무렵이다. 그래서 단옷날에는 앞으로 많이 쓰이게 될 부채를 서로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 이 부채를 임금은 단옷날 중신들과 시종들에게 하사하였는데, 이를 단오부채(端午扇)라 하였다.

지금은 부채를 별로 쓰지 않지만 옛날에는 늘 가지고 다니는 생활 도구 중 하나였다. 센 바람이 불 때나 먼지가 날리는 곳에서는 부채로 그것을 가렸다. 또 부채는 햇볕 가리개로도 쓰였지요. 잠잘 때 자꾸만 달라붙는 파리를 쫒아 내는 데에도 부채가 최고이다. 그리고 여자들이 바깥에 나갈 때 얼굴을 가리는 데도 썼다.

이렇게 생활에 꼭 필요한 도구인 부채를 선물했던 날이 바로 단옷날이다.

사람들이 서로 부채를 선물하면서 올해도 더위를 타지 말고 건강하라는 소망도 함께 선물했다. 이 부채에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귀한 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이 밖에도 단옷날에는 기수(女家樹)라는 풍속도 있었는데, 이는 나뭇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놓아 많은 열매가 열리도록 비는 풍습으로 ‘대추나무 시집 보내기’라 했다. 대추 나무를 시집 보낸다니 정말 이상하지만 단옷날 정오에 나뭇가지를 쳐 내거나 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 놓으면 된다. 이렇게 두면 그 해 가을에는 토실 토실한 대추가 주렁주렁 열리게 된다고 생각했다. 사람도 시집을 가야 아기를 낳듯이 대추나무도 시집을 보내면 더 많은 열매를 맺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이 풍습은 더 많은 열매가 열리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지켜 온 풍습 중 하나이다.

일년 중에서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인 단오날 중에서도 양기가 가장 왕성한 단오날 오시를 기해서 농가에서는 익모초와 쑥을 뜯는다. 여름철 식욕이 없을 때 익모초즙은 식욕을 왕성하게 하고 몸을 보호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쑥은 뜯어서 떡을 하기도 하고 또 창포탕에 함께 넣어 삶기도 하는데, 귀신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농가에서는 약쑥을 뜯어 말렸다가 홰를 만들어 들에서 일을 할 때에 불을 붙여놓고 담뱃불을 당기는 데 사용하였다. 이때의 약쑥홰는 약쑥 대여섯 개를 한 묶음으로 짚으로 칭칭 감아 연이어 길이를 2미터 쯤 되게 만든다. 긴 것은 불을 붙이면 하루종일 타게 된다. 또 농가에서는 오시를 기해서 뜯는 약쑥을 한 다발로 묶어서 대문 옆에 세워두는 일이 있는데, 이는 재액을 물리치고 귀신을 물리치는 데 효험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궁중에서는 단오날이 되면 내의원에서 옥추단과 제호탕을 만들어 임금에게 바쳤다. 제호탕은 사인•오매육•초과•백단향 등 한약재를 가루내어 꿀에 섞어 달인 일종의 청량제로, 더위가 심하여 건강이 해치기 쉬울 때 사용하였다. 내의원에서 진상한 옥추단은 일종의 구급약으로 여름철 곽란이 났을 때 물에 타서 마신다. 임금이 옥추단을 중신들에게 직접 나누어주기도 했는데, 약에다 구멍을 뚫어 오색실로 꿰어 허리때에 차고 다니기도 했다. 이렇게 하면 급할 때 먹을 수도 있으려니와 악귀를 막고 재액을 물리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임금은 애호를 신하들에게 하사하기도 하였는데, 애호는 쑥이나 짚으로 호랑이 모양을 만들어서 비단조각으로 꽃을 묶어 갈대 이삭처럼 나풀거리게 하고 쑥잎을 붙여 머리에 꽂도록 한 것이다. 이 또한 귀신을 물리치기 위한 풍습이었다. 관상감에서는 ‘천중부적(中符籍)’을 만들어 대궐 안의 문설주에 붙였다. 이 부적은 불길한 재액을 막아주는데, 양반들의 집에서도 붙였다. 복록을 얻고 귀신과 병을 소멸하라는 주문을 쓰거나 처용상이나 도부(桃符)를 붉은 색의 주사로 그려 넣었다.

한편, 단오로부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데, 이전까지 무명옷을 입고 지냈던 아이들에게 갑사치마•모시저고리의 여름옷을 지어 입힌 것도 바로 단오부터였다. 음식도 이때부터 여름음식이 등장하는데, 처음 따는 앵두를 이용한 앵두화채를 비롯하여 제호명•도행병 등의 절식이 잇다.

단오의 절식으로는 증편, 수리취떡, 알탕, 준치만두, 앵두화채, 제호탕, 생실과 등이 있다.

수리취떡:  단오의 음식으로는 수리취떡이 있습니다. 더위를 앞둔 절후의 절식으로 수리취나 쑥잎을 찌고 멥쌀 가루 속에 넣어 반죽을 하여 초록색이 나면 반죽하여 쪄서 쫄깃하게 쳐요. 수리취떡는 이 친 떡을 굵게 가래떡으로 비벼서 수레부퀴모양의 떡살로 문양를 낸 절편이에요. 수리취 떡의 모양은 수레바퀴처럼 생겼어요. 수리는 우리 말의 수레인데, 높다, 위, 또는 신(신)이라는 뜻도 있어서 ‘높은 날’, ‘신을 모시는 날’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앵두가 제철인 단오 무렵이면 앵두화채를 만들어 먹기도 하며, 아이들의 군것질거리로 옥수수나 쌀 등을 튀겨 주기도 합니다. 또 이 날은 새 쑥을 넣어 만든 떡으로 차례를 지내기도 합니다.

제호탕:  약이성 음료로 오매육, 초과, 축사, 백단향과 같은 약재를 가루로 만들어 꿀을 넣어 섞고 중탕하여 되직하게 만든다. 시원한 곳에 보관하여 여름내 시원한 냉수에 타서 마시면 더위를 타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한다.

준치만두:  준치를 찜통에 넣어 찐 후 발라 낸 살과 볶은 쇠고기를 합하여 녹말가루와 생강즙을 넣고 소금간 한 뒤 완자모양으로 빚어 녹말가루를 묻혀 찐다. 그대로 초장을 곁들이거나 국물을 붓고 고명을 얹어 탕으로 내기도 한다.

씨름: 단오 날 남자들의 놀이로는 씨름이 있어요. 씨름은 오랜 옛날부터 전해 내려왔으며, 중국에서는 씨름을 고려기(高麗技)라고 부른 것으로 보아 한민족의 독특한 운동이었던 것 같아요. 씨름은 서로 마주보고 허리를 굽혀서 오른손으로는 상대방의 허리띠를 잡고 손으로는 상대방의 오른쪽 다리를 잡은 자세를 취하고서 시작하는데 이 때 오른쪽 넙적다리에 샅바라고 하는 띠를 걸고 하기도 해요.

서로 자세를 갖추면 심판의 신호에 따라 힘과 기술로 상대방을 넘어뜨리려고 해요. 어느쪽이든 먼저 땅에 쓰러지거나 손이 땅에 닿는 사람이 지게 되요.

씨름의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로 다리를 상대방의 다리 사이에 넣어 한쪽 다리를 감아 쓰러뜨리는 방법, 다리로 상대방의 다리를 밖으로 감아 걸어 쓰러뜨리는 방법, 상대방을 들어서 쓰러뜨리는 방법, 손으로 상대방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방법 등이 주로 많이 쓰여요.

그네뛰기: 큰 나뭇가지나 두 기동 위에 나무를 가로질러 두 줄을 맨 후, 줄 아래 발판을 걸쳐놓고 거기에 올라앉거나 서서 발을 굴러 몸을 앞뒤로 움직여 날게 하는 놀이를 그네뛰기라고 해요. 씨름이 단오 때 하는 남자의 놀이인데 반해 그네뛰기는 여자들의 대표적인 민속놀이의 하나였어요.

《춘향전》에서 춘향이 그네 뛰는모습을 보고 이도령이 반한 광경이 보이는데, 그네는 이처럼 여자들이 외부와 접촉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했어요. 

창포물에 머리감기: 창포 삶은 물을 먹으면 건강에 좋고, 또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결이 고와진다고 하여 단오에 여자들은 창포물을 먹고, 머리도 감고, 세수도 하고 아침에는 창포에서 이슬을 받아 화장도 했어요. 또 창포뿌리는 깎아 비녀를 만들어서, 수복(수복)이란 글씨를 새기고 그 끝에 연지를 발라 머리에 꽂으면 두통을 앓지 않는다고 했대요. 창포는 백년 만에 한번씩 피는 희귀한 식물로 그 향기는 독특하여 재앙, 재난, 재액을 물리치는 벽사의 힘이 있다고 전해져요.



집단적인 민속행사로는 마을의 수호신에게 제사 지내는 단오제(端午祭)나 단오굿이 있었는데, 강릉단오제는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강릉단오제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단오축제이다. 설화와 전설이 많고, 제례의식도 성대하다. 따라서 강릉단오제는 볼거리가 많은데 음력 4월 15일 대관령 산신제 및 성황제의 서제부터 음력 5월 7일 송신제에 이르기까지 약 20여 일이나 되는 긴 기간동안 각종 신에게 제례의식을 봉안하는 향토축제로 열린다. 각종 제례와 씨름대회, 관노가면극, 그네대회, 시조경창대회, 농악경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단오장에서 열리며 풍물장도 열린다. 제례로는 대관령-남대천 산신제, 국사성황제 등이 올려지고, 관노가면극과 남대천가면극 등 굿판을 벌인다.

법성단오제가 열리는 전남 영광은 굴비와 조선조 국가재정의 중추기관이었던 법성포로 유명한 고장이다. 단오 전날 법성포 앞바다에서 용왕제(칠산 풍어제)가 열리며, 씨름대회•궁도대회•국악경연대회•윷놀이•제기차기 등 민속놀이도 마련되어 있다. 굴비 아가씨 선발대회도 열린다. 전남의 풍남단오제는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난장, 그네뛰기 등과 함께 펼쳐진다. 이밖에도 경기 평택의 소사벌단오제, 강원 양양의 현산단오제, 안양시의 단오제, 경북 울진의 평해 남대천단오제도 열린다.


창포(菖蒲)  

창포는 한 자 남짓의 뿌리가 굵은 다년초로, 오월 단오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옛 선비들이 주군(主君)에게 충성을 맹세할 때 “임의 창포(菖蒲)가 되겠습니다.”하고 곧잘 말했다. 창포가 충절(忠節)을 뜻하게 된 것은 창포 줄기에 아홉 마디(節)가 있어 구절(九節)을 다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 《본초강목》에 보면 창포를 오랫동안 먹으면 귀와 눈이 밝아지고 건망증이 사라지며 불로장수한다 하여 단오날을 기해 창포주(菖蒲酒)와 창포떡을 빚어 노부모에게 바치는 습속도 있었다.

이처럼 창포는 도덕적인 충효초(忠孝草)다. 그뿐만 아니라 살결을 곱게 하고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하는 전통 로션이 창포를 우려낸 창포물이다. 부녀자들은 단오날 이 참포물에 머리를 감고 얼굴을 씼었으며 목욕을 했다. 창포 특유의 은은한 향내가 이레는 갔다 하니 대단한 화장수다.

이렇게 창포는 관능적인 미인초(美人草)이기도 했다. 또한 액마(厄魔)나 병마(病魔) 같은 화(禍)를 쫓는 주력(呪力)을 가진 초화이기도 하다. 창포 말린 것을 요 밑에 깔고 자면 모기•빈대•벼룩 따위의 물것이 접근하지 않을 뿐더러 아픈데 진통효과도 있어 제마초(除魔草)가 됐는지도 모른다. 단오날 창포물로 머리를 감고 창포 뿌리를 깎아 붉게 물들여 만든 창포잠이라는 비녀를 꽂고 주사(朱砂)로 그린 창포 부적을 문전에 붙였던 것도 바로 화나 불행이나 병으로부터 보호받고 싶은 염원에서였다.

세시광기(歲時廣記)》에 보면, 중국에도 단오날 창포를 문전에 걸어둠으로써 화와 사(邪)를 물리치는 습속이 있었다고 한다.

이규태 코너 《해장국의 한국학》에서


부채

수선화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랑을 뜻하고, 민들레가 이별을 뜻하듯 꽃들에게는 꽃말이 있듯이 부채에도 부채말이 있다. 18세기 무렵의 사교장에서는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부채의 조작만으로 의사를 통달했을 정도로 부채말이 발달해 있었다 한다. 이를테면 부채를 입술에 갖다 대면 ‘기회가 주어지면 당신에게 키스를 허용한다’는 뜻이요. 부채끈을 오른손에 걸고 접은 부채를 들고 있으면 ‘나는 연인을 구하고 있는 중입니다’하는 표시다. 부채로 앞머리를 문지르면 ‘지금 당신 생각을 하고 있다’, 부패를 펴서 얼굴을 가리면 ‘당신을 진정으로 싫어한다.’는 뜻이라 한다.

스페인에는 《부채말 사전(事典)》이란 핸드북이 있었고, 영국에는 젊은 숙녀들을 위한 부채말 학교까지 있었다 한다.

이에 비해 우리 조상들에게 있어 부채의 용도는 다양했다. 흔히들 부채를 ‘팔덕선(八德扇)이라고 불렀는데, 여덟 가지 덕(德), 곧 용도가 있다 해서 얻은 이름이다. 바람을 일으켜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일덕(一德) 이요, 요긴할 때 땅에 깔고 앉는 깔개가 되니 그것이 이덕(二德)이며, 따갑게 비치는 햇살을 가려 응달을 들이니 그것이 삼덕(三德)이다. 손에 들고 이리저리 가리켜 일 시키는 데 십상이니 사덕(四德)이요, 먼데 있는 사람 불러들이는 데 십상이니 오덕(五德)이며, 빚쟁이를 만났을 때 얼굴을 가려주니 육덕(六德)이다. 어른 앞에서 하품을 가려주니 칠덕(七德)이요, 해어져 버려도 아깝지 않으니 팔덕(八德)이다.

미국 아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가보면 꼭 1백 년 전 신미양요 때 미해군이 강화도에서 노획해 간 전리품이 전시돼 있는데, 그중 일심선(一心扇)이라는 게 있다. 그 전투에 참여한 전사들이 한 부채의 부챗살에 자신의 이름을 써 일심동체(一心同體)를 다진 부채인 것이다. 이 같은 철학적 용도가 구덕(九德)이다. p 또 무당들이 신굿을 할 때 반드시 부채를 들고 나오는데, 이 부채는 부정(不淨)을 불식하는 도구가 되고 있으니 이 같은 종교적 용도가 십덕 (十德)이다. 또 판소리를 하면서 부채를 펴면 목청이 확대되는 시각효과를 더하고, 부채를 접으면 목청의 단절효과를, 서서히 펴나가면 지속효과를 더하니 그것이 한국 부채의 예술적 십일덕(十一德)이다. 그리고 기방(妓房) 에서 기녀가 마음을 주는 뜻에서 은밀히 내미는 개심선(開心扇), 단옷날 친지들간에 주고받는 물망선(勿忘扇)은 정표를 보증하는 부채의 십이덕 (十二德)이다.

이규태 코너 《자존심의 한국학》 중에서


단오는 음력으로 5월 5일이에요. 우리 조상들은 홀수가 두 번 겹치는 날은 생기가 넘친다고 해서 길한 날이라고 생각했어요. 단오도 ‘5’가 두번 겹치는 날이라 명절로 삼았던 것이지요.

단오는 다른 말로 ‘술의 날’ 또는 ‘수릿날’이라고도 해요 ‘술’이나 ‘수리’는 우리 말로 수레를 가리키는 말이에요. 농사를 짓던 농민들에게 수레는 무척 중요한 기구였어요. 그래서 단옷날 먹는 떡도 수레 모양으로 만들었대요. 이 떡을 ‘술의 떡’ 또는 ‘수리떡’이라고 하지요.

단오에는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면서 하루를 즐겁게 보냈어요. 여자들의 놀이로는 뭐니뭐니 해도 그네뛰기가 최고 였어요. 그네 뛰기는 그 동안 운동을 할 수 없었던 여자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놀이였지요. 옛날에는 여자들이 거의 밖에 나가 돌아 다닐 수가 없었어요. 그러나 단옷날만큼은 옷을 곱게 차려입고 친구들과 하루 종일 즐겁게 놀 수 있었지요.

남자들만 하던 신나는 놀이도 있었는데 그건 바로 ‘씨름’이에요. ‘씨름’은 남자 둘이 서로 맞붙어서 이기고 지는 것을 겨루는 경기예요. 그 중 먼저 넘어지는 사람이 지는 것이지요.

씨름은 열대여섯 살의 아이들부터 시작했는데 이 씨름을 ‘아기 씨름’이라고 해요. 그 다음은 총각들이 하는 씨름이 있었는데 맨 나중에 하는 씨름이 가장 재미있었어요. 왜냐하면 이 씨름에서 우승한 사람이 상으로 소를 타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이 씨름은 이름도 ‘소걸이’라고 했어요.

소걸이 씨름판에는 그 마을에서 힘 좀 쓴다는 사람들이 모두 나와 힘을 겨루었어요. 이 씨름에서 이긴 사람을 ‘장사’라고 했는데 장사가 나오면 마을 사람들도 함께 즐거워하며 축하를 해 주었어요.

그런데 단오는 이렇게 즐거운 놀이를 하며 즐기던 신나는 명절이기도 하지만, 제사의 뜻을 사지고 있는 명절이기도 해요. 새로 시작한 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하는 날이었던 것이지요.

또 이 때부터는 비가 자주 오는 계절로 접어들기 때문에 나쁜 병이 번지기 쉬웠어요. 그래서 단옷날에는 그런 재앙을 물리치기 위한 여러가지 풍습이 생겨났어요.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것도 이런 풍습 중 하나예요. 단옷날에는 여자 남자 모두 창포를 삶아 그 물에 머리를 감았어요. 이렇게 하면 나쁜 귀신과 질병을 쫓을 수 있다고 믿었지요. 창포는 머리에 영양을 주는 데에도 큰 효과가 있었어요. 그속에 비듬이나 머릿속에 난 피부병을 없애는 좋은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창포에서는 무척 달콤한 향기가 났기 때문에 머리 손질을 하기에 더욱 안성맞춤이었지요. 그러니까 창포는 옛 사람들의 샴푸와 린스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거예요.

단옷날의 재미있는 풍습으로 부채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어요. 단오는 음력 5월이니 무더위가 시작되는 무렵이에요. 그래서 단옷날에는 앞으로 많이 쓰이게 될 부채를 서로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어요.

지금은 부채를 별로 쓰지 않지만 옛날에는 늘 가지고 다니는 생활 도구 중 하나였지요. 센 바람이 불 때나 먼지가 날리는 곳에서는 부채로 그것을 가렸어요. 또 부채는 햇볕 가리개로도 쓰였지요. 잠잘 때 자꾸만

달라붙는 파리를 쫒아 내는 데에도 부채가 최고였대요. 그리고 여자들이 바깥에 나갈 때 얼굴을 가리는 데도 썼다고 해요.

이렇게 생활에 꼭 필요한 도구인 부채를 선물했던 날이 바로 단옷날이에요. 사람들이 서로 부채를 선물하면서 올해도 더위를 타지 말고 건강하라는 소망도 함께 선물했어요. 이 부채에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귀한 정이 듬뿍 담겨 있었지요.

이 밖에도 단옷날에는 ‘대추나무 시집 보내기’를 했어요. 대추 나무를 시집 보낸다니 정말 이상하지요? 나무를 어떻게 시집 보낼 수 있을까요?

사실 이것은 무척 간단한 일이에요. 단옷날 정오에 나뭇가지를 쳐 내거나 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 놓으면 되거든요. 이렇게 두면 그 해 가을에는 토실토실한 대추가 주렁주렁 열리게 된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도 시집을 가야 아기를 낳듯이 대추나무도 시집을 보내면 더 많은 열매를 맺을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이 풍습은 더 많은 열매가 열리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지켜 온 풍습 중 하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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