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컴퓨터 세상 속의 언어

1.의사소통의 측면에서 본 통신언어

통신은 주로 문자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화상이나 소리를 통한 통신이 확대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문자에 의한 방식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제한적이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달 수단이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통신 언어는 문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통신의 의사소통 양상은 일반적인 문어의 그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즉, 문어 의사소통에서는 발신이 이루어지는 시점(즉 글이 완성되는 시점)과 수신되는 시점(읽히는 시점)이 연속선 상에 놓이기 어렵고, 발신자(필자)와 수신자(독자)의 역할이 고정되어 있으며, 의사 소통의 방향이 ‘필자⇒독자’의 일방향성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통신의 의사소통은 이와 대조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어 의사소통의 측면을 강하게 보이는 것이다.

첫째, 발신과 수신이 연속성, 혹은 동시성을 가진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통신에서는 그렇게 하려는 의도만 있으면 글이 완성 되는 시점과 읽히는 시점을 연속시킬 수 있다. 특히 대화방에서의 의사소통은 글쓰기와 글읽기가 동시에 일어남으로써 대화와 같은 속성을 보인다. 둘째, 발신자와 수신자가 고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통신에서는 제시된 글에 대한 독자의 느낌이나 의견이 즉각, 직접 필자에게 전달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독자가 필자가 되고 필자가 독자가 되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다. 셋째, 결과적으로 양방향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게 된다. 필자의 의견에 대한 독자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필자에게 전달됨으로써 ‘필자⇔독자’의 양방향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